티셔츠는 어떻게 제작될까?

작년견본티셔츠
스태프, 발표자 참가자용 티셔츠. 맨 오른쪽은 에코백. 대량 생산 하기 전에 샘플로 온 물품.

흔히 컨퍼런스에서 나눠주는 물품을 ‘굿즈’ 라는 이름으로 부르곤 합니다. 그런 ‘굿즈’들은 주로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곳과 스폰서들이 협력해서 만들곤 하는데요. 그럼 파이콘 한국에서는 그런 굿즈들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사실 굿즈 제작의 시작은 ‘문구’를 정하는 일과 ‘로고’를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근데 그 문구는 어떻게 정하냐구요? 작년에는 현우님(매생이)이 만드셨습니다.(매생이님 만세) 만든 후에는 모두의 동의를 얻어서 결정됩니다.(아무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로고나 문구는 만든후 의미부여가 의미부여후 만드는 것 보다 쉽다는 사실.) 문구와 로고가 정해지고 디자인이 나오면 이제 본격적으로 업체와 대화를 하면서 티셔츠를 만들게 됩니다. 생각보다 굿즈를 만드는 일은 많은 사람의 손과 결정이 필요한 일입니다.

디자인을 입혀야 하는 제작 티셔츠의 옵션은 두가지가 있는데, 완제품으로 가져가서 인쇄를 해달라는 경우와, 자체제작 티셔츠를 인쇄를 해서 주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보통 완제품으로 가져가서 인쇄를 해달라고 하면 비용이 더 비싸지고, 불량 이슈가 생길 수 있기때문에 꺼려해서, 보통은 업체가 가지고 있는 티셔츠에 인쇄를 해주는 제작을 쓰게 됩니다. 저도 보통 옷을 살때 재질을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개발자 티셔츠를 받아보면 어떤건 편해서 계속 입는 반면 (디자인도 관련이 있긴 하지만 재질이나 입었을때 얼마나 편한지가 개인적으로는 더 중요하다.) 어떤 옷은 괜찮은데도 구석에 쳐박아 놓고 가끔 꺼내서 잠옷으로 입을까 라고 망설이다가 잠옷으로도 껄끄러워서 못입곤 합니다.(다들 그러지 않나요?) 개발자 티셔츠는 보통 반팔이 많으니 반팔 티셔츠라고 가정하고 (후드 말고 -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는 파이콘 당일에 아시게 될겁니다)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름 반팔 티셔츠는 면과 합성으로 나뉘고, 면은 20,26, 30수 등의 숫자로 구분되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두께가 두껍고, 저렴해 집니다. 사실 저렴하고 비싼게 가격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천원이 열명이면 만원 백명이면 십만원 천명이면 백만원인지라 신중하게 결정하게 됩니다.(내돈은 아니지만 적자나면 운영위원이 일단 메꿔야 되잖아요…ㅠ) 파이콘 2014, 2016은 면 20수, 파이콘 2015는 30수 보카시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기억 못함) 개인적으로는 (예지입니다만…) 면 20수가 좋았습니다.(자주 입습니다.) 아, 개인적으로 얇은 티셔츠가 좋고 기장이 긴게 좋은데 기장추가는 500원입니다. 고객님. (저희는 패트론이라는 개인 후원 티켓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지만 패트론 개인후원 티켓은 100% FA로 들어가서 상관이 없네요… 스폰서 링크는 이쪽 입니다.)

그 이외에 허리 옆선 박음처리 (있어야 핏감이 좋지만 이거에 대해 문의를 받은적은 한번도 없다.)와 해리처리(목뒤에 오버록으로 박음질 처리 목이 좀 덜 늘어난다.) 가 있는데 옆선 박음처리는 신경써본 적이 없지만 해리처리는 좀 신경쓰는 편입니다. 색상은 사실 예쁜 색을 고르는게 아니었습니다. 여러분. 젖어도 티가 많이 나는지, (자원봉사자 분들은 뛰어다니기 때문에 땀이 잘 납니다… 그리고 예전 의장님이 땀이 많으셔서… ) 뭐가 묻어도 티가 나지 않는지, 자원봉사자 분들의 티 경우에는 눈에 잘 띄는지 등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참가자나 스피커 티셔츠는 예쁜색을 고르지만 누구나 좋아할만한 무난한 색으로 결국에는 결정하곤 합니다.(결국 무채색) 색을 결정하고 나서는 샘플을 받아보고 내가 생각한것과 너무 다르지는 않은지를(보통 조금씩 다릅니다. 모니터 밝기나 색상차이등이 생각보다 많이 나더라구요. 존경합니다. 디자이너, 아트분들…) 봅니다.

자 이제까지 ‘티셔츠’를 정했습니다. 이제 디자인을 입혀야죠…. 디자인은 됐다고 치고 (이것도 결정하는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일단 넘기고) AI로 시안을 보내면 업체에서 티셔츠에 얹어서 샘플을 보내줍니다. 보내주면 그걸로 오타 (키스톤이라던가 키노트라던가…)를 확인하고, 크기나 색상도 확인해야 합니다. 기본금액의 크기는 A4안에 들어가는 사이즈고, 나염방식의 경우 인쇄비 * 색상수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색을 조금만 쓰는게 좋습니다. 1도가 짱이죠. 라지만 작년엔 3도인쇄… 인쇄에는 또 나염, 스티커, 전사 그리고 자수 방식 등이 있는데 일단 자수는 비싸고 보통 실크스크린 방식의 나염 방식을 쓰는데 쌉니다. (젤중요) 색깔을 하나씩 찍어내는 방식이라. 3도 이상 인쇄하면 판이 미세하게 틀어져서 디자인이 미세하게 바뀌니 1도-2도 정도로 끝내는게 좋습니다. 아. 잉크를 매회 채우는게 아니라서 몇백장 찍다보면 미세하게 희미해 집니다. 아 처음에는 안했지만 최근에 고려하는게 있다면 개별 포장인데 개별포장을 해야 나눠줄때, 분류할때 편해집니다. 개당 300원…. 다 돈이지….

작년견본티셔츠
사실 오타 찾는게 쉬운일은 아닙니다.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키노트스폰서 카카오님.

에코백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티셔츠에는 한가지의 과정이 더 남아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이즈. 업체마다 사이즈가 다르니 (90, 95 이런거 믿지 맙시다.) 꼭 샘플을 받아보는게 좋습니다. 입어보는게 가장 정확함.. ㅠㅠ 신청할때 사이즈를 받으면 좋긴 하지만 예전엔 ‘대충’ 비율을 정했습니다. 꽤나 성공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얼리버드말고 실제 1차, 2차 티켓 판매때에는 티셔츠 사이즈를 받을 예정입니다. 얼리버드 티켓을 사신 분들도 넣을 수 있도록 하려고 아마 홈페이지팀이 잘 만들어 줄꺼에요. 그쵸? (이슈를 할당합니다.)

굿즈를 다 만들고 업체랑 돈거래도 다 끝내고 나면 업체랑 가까워진 기분이 됩니다. 전화하고 확인하고 통화하고 (조은님 감사합니다.) 를 많이 하거든요. 이제 그럼 배송을 받아야죠. 배송은 용달차로 하게 되는데 갯수가… 천 오백장 + 스피커, 스태프 150 장 하면 보통 1700장 정도를 찍게 됩니다. 티셔츠 1700장 이죠. 거기다가 에코백도 한 1600개 정도 찍구요. 그럼 큰 상자로 10박스가 넘습니다. 네 매우 무겁고 백인서트 하려면 다 꺼내야하고 그러니까 자원봉사 많이 신청해 주세요. :D 7월에 자원봉사 신청 받을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업체에 대한 문의가 가끔 들어오는데요. 저희는 업체를 따로 선정해서 하진 않습니다. 그때그때 알아보고 가장 좋은(가격과 샘플을 보고) 곳을 선택하게 됩니다. 업체문의는 해주셔도 팁은 드릴 수 있지만 싸게하시는건 알아서 알아보셔야 합니다. 수량이나 인쇄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거든요.

티셔츠가 그냥 뚝딱 나오는 것 같지만 매우 많은 사람들의 결정이 필요한 일이고, 티셔츠를 잘 찍어야 그 다음년도도 기대가 되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저만 그런거 아니죠?) 파이콘 한국 2017의 굿즈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해주시구요. 이제 2달밖에 안남았으니 빨리 진행 해야죠… 네… 그렇죠…. 할수 있을 꺼에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