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16년 12월경 파이콘 준비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어느 멤버의 6개월간의 회고 글입니다.
일인칭 시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파이콘을 만난 건 우연이었다.
당시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일 그 이상의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모집 공고를 본 나는 큰 고민 없이 지원했다.

파이콘에 한번도 참석해본 적이 없음을 고백한다. 준비위원회에 지원할 때 이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지만, 다른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의 긍정적인 느낌과 파이썬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컨퍼런스가 즐거웠던 건, 개발 동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시행착오를 지나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다른 개발자들의 경험을 듣는 게 좋았다.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미리 걸어보는 느낌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여행의 과정과 비슷했다.

처음 파이콘 준비위원회 멤버들을 만나게 된 건 2016년 12월에 열린 격월세미나였다. 파이콘은 가본 적 없지만 아주 작은 파이콘을 보는 듯 했다. 송년회를 겸한 세미나였기에 비슷한 관심사를 갖는 여러 개발자들과 네트워킹의 시간이 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느낌이 좋았다. 이 땐 몰랐지만, 이는 파이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이다.

Respect, Diversity : 작년 파이콘 APAC 2016의 슬로건이다.

본격적으로 준비위원으로써 파이콘을 대하게 된 건 파이콘 한국 2017 준비위원회 Orientation 부터였다. 기존 멤버와 신규 멤버가 실제로 만나서 컨퍼런스가 어떤 일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일을 찾을 수 있도록 기존의 준비위원회 멤버들이 많은 준비를 해주셨고, 덕분에 나는 지금 이 회고를 쓰고 있다.

실제로 마주하게 된 컨퍼런스의 준비과정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일이 있고,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된다. Slack을 통해 매일매일 대화를 나누고, 그에 따라 떠오르는 많은 일들을 여러 사람들이 나누어 처리하며,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함께 의사소통한다.

나는 올해 파이콘 한국 2017 준비위원회에서 후원사(스폰서)와 관련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500명 이상의 참가자가 파이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작년 파이콘이 끝남과 동시에 올해 파이콘의 준비를 시작하면서 몇 명의 참가자와 함께할지를 결정하고, 이 참가자들이 모두 올 수 있는 장소를 선정했다. 작년과 동일한 장소인 코엑스에서 올해의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다. 행사의 규모는 작년보다 커지면 커졌지 작아진 부분이 거의 없다. 이말인 즉슨 작년과 같거나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이게 우리가 스폰서를 모집하는 이유이다.

개발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이직이 아니고서야, 다른 회사와 접촉할 일이 별로 없다. 이 지점에서 스폰서 업무가 흥미롭다.
평소에 거의 쓸 일이 없는 메일을 거의 매일 외부로 내보낸다. 스폰서 테이블을 정하고, 스폰서가 될 만한 회사를 알아보고, 알아본 회사들에 스폰서가 되어달라고 메일을 보낸다. 스폰서가 되겠다는 회사가 나타나면 더 긴 과정의 메일이 남아있다.

위에 언급했듯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은 늘 즐겁다. 그런 지점에서 나는 이 일을 즐기고 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지 난감했다. 다행히도 작년에 업무를 진행했던 메일링리스트가 있고, 또 작년에 이 일을 했던 준비위원회 멤버가 있다. 일단 메일링리스트를 읽어서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래도 잘 모르는 일이 있으면 작년에 이 일을 했던 준비위원회 멤버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보통 그런 수준에서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현도님, 민우님 고맙습니다.)
가끔은 더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때는 행아웃 회의를 소집한다. 논의가 길어지거나 어떤 결정이 필요한 경우 회의 일정을 잡고 안건을 정리한 뒤 행아웃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이슈를 정리한다. (이 글을 작성하는 오늘도 회의가 있다.)

스폰서 업무는 후원사들의 요구나 요청을 처리해야 하다보니 준비위원회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다. 그런 이유에서 다른 업무들보다 이슈가 잦고, 회의가 많다. ~(요즘 행아웃은 스폰서 팀만 하는 것 같은데. 흑흑)~ 가끔 난감하고 다소 복잡해서,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할 때가 가끔 있다. 그럴 때는 이 일이 버겁기도 하다.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기에 이 걱정은 파이콘 행사 날 까지 이어질 것 같다. 지금까지는 다른 준비위원회 멤버들이 많이 격려해주고 도와주셔서 즐겁게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파이콘을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테지.

앞으로 두달이 남았다. 길지 않은 시간이고 또 지나온 시간보다 더 많은 일들이 준비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일원으로서 즐겁게 준비해야지.


파이콘을 처음 준비하게 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간략하게(…) 적어보았습니다.
준비위원회 멤버들이 파이콘 한국 2017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올해 파이콘 한국 2017 후원을 통해 파이썬 커뮤니티의 성장을 지원하고, 파이콘 한국 2017의 공식 스폰서로서의 특별한 가치를 갖는 데 관심이 있는 후원사를 모시고 있습니다. 파이콘 후원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